김삿갓 (金炳淵, 1807-1863)
김삿갓은 본명이 김병연이고 호가 난고인 조선 후기의 천재 풍자 시인이다. 그는 1811년 홍경례의 난 때 선천부사였던 조부 김익순이 반란군에 항복하면서 역적의 자손으로 몰리는 아픔을 겪었다. 어린 시절 집안의 몰락 속에 숨어 지내다가, 성인이 되어 영월에서 열린 백일장에 참가해 조부의 행적을 맹렬히 비판하는 시로 장원급제를 하였다. 그러나 시를 마친 후 어머니로부터 자신이 비판한 대상이 바로 자신의 조부이며 집안이 역적 가문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교적 사상이 지배하던 시대에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죄인이라 자책한 그는, 푸른 삿갓으로 얼굴을 가린 채 평생을 떠돌며 방랑 생활을 시작했다. 방랑하는 동안 그는 한자의 음과 뜻을 기발하게 비트는 파자유희와 해학을 무기로 삼았다. 이를 통해 양반들의 위선과 탐관오리의 횡포를 신랄하게 꼬집었으며, 가난하고 억눌린 민중의 목소리를 거침없이 대변하였다. 결국 그는 평생 방랑의 삶 속에서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꽃피우며 조선 최고의 방랑 시인으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